포드도 '전기차 재고떨이' 가세…"시장 피바다 될 것"

입력 2024-02-21 17:45   수정 2024-02-29 16:07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혈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일단 살아남고 보자’는 식의 생존 전략이다. 업계에선 올해 경쟁이 ‘피바다’로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까지 퍼지는 모습이다.
테슬라보다 싸진 포드 전기차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 2023년형을 트림별로 3100~8100달러(약 414만~1081만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이 차의 기본 가격은 종전 4만2995달러에서 3만9895달러로 낮아졌다. 포드는 성명에서 “판매 증가와 고객 가치의 최적 조합을 달성하기 위해 2023년형 모델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지난달 포드의 전기차 판매가 11% 감소한 데 따라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머스탱 마하-E는 지난달부터 적용된 미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요건에 따라 3750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미국 내 판매 실적이 51% 급감했다. 포드가 2024년형은 제외하고 2023년형만 가격을 내린 것은 지난해 팔지 못한 재고를 처리하려는 것으로, 업계 전반에 재고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분석이다.

머스탱 마하-E의 기본 가격은 경쟁 차종인 테슬라의 모델Y(4만2990달러)보다도 낮아졌다. 전기차 출혈 경쟁 소식에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3.1% 급락한 193.76달러를 기록했다. 리비안은 2.52% 떨어진 15.89달러, 루시드는 0.81% 하락한 3.68달러로 마감했다.

중국 전기차업계에서 나온 위기론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CNBC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의 최고경영자(CEO) 허샤오펑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bloodbath)’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할인 경쟁에 동참
글로벌 전기차 1위 중국 BYD는 7만9800위안(약 1475만원)짜리 전기차로 맞대응에 나섰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인 ‘친플러스 DM-i’ 새 모델 가격을 이전보다 2만위안(약 370만원) 낮춘 것이다. 전기차뿐 아니라 저가 내연기관차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상하이GM우링도 PHEV인 우링싱광의 가격을 기존 10만5800위안에서 9만9800위안으로 낮추며 할인 경쟁에 동참했다.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점령에 기존 업체들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세계 5위 자동차 부품사 포비아는 지난 19일 유럽에서 2028년까지 직원 수를 최대 1만 명 줄인다고 밝혔다. 유럽 사업장 직원 수(약 7만5500명)의 13%에 달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유럽에 진출하면서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 전반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중국 전기차산업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까지 착수했다.


미국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제이 샴보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이달 초 베이징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과 만나 “중국이 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덤핑(수출품 가격을 정상 가격 이하로 낮추는 행위)을 시도할 경우 집단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스콧 케네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미국은 EU처럼 중국 제품의 수입 제한을 확대할 수 있는 조사를 시작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규/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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